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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개인 비망록

생명, 그것 참...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2. 6.
난을 키우고 있습니다.
난을 여러번 받은 적이 있으나 회사에 두는 족족 시들어 버리고 말았지요.
키울 자격은 되지 못하면서도 주는 정성 생각해서 받아둔 일들,
그것이 얼마나 바르지 않은 행동이었는지 깨우치는데 꽤 오랜 세월이 걸렸습니다.
또한 생명을 보존시키고 키우는데 1주일에 단 한 번만 신경쓰면 된다는 것,
알고 나면 참 부끄럽게 하는 일입니다.
느끼는 것과 실천하는 것 사이의 먼 거리도 실감하게 되었지요.

어쨌든 생명은 참 신비합니다. 말라 죽어가던 막내 화분, 사실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만 어느새 새순이 돋았습니다. 1주일에 딱 한번 목욕 수발을 시작한 지 3주만에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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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없이 빈약해졌지요.주위에 말라 죽은 잎들... 저의 무지의 결과물이자 앞으로 지고 갈 업보입니다. 나중에 얻게 되었지만 크기가 배 이상이라 형으로 부르는 큰형 화분도 이제 조금씩 생기를 챙겨가고 있습니다. 새순이 여러 잎 생겨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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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의 자신감을 얻자 욕심이 나서 옆 자리에서 죽어가는 화분도 함께 목욕 수발을 하고 있습니다. 그 화분도 조금씩 살아날 거라는 걸 이제는 알겠습니다. 우리 주위 생명은 이처럼 작은 배려만으로도 깨어나고 자라나는 것인데요... 참 부끄럽습니다.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면 언젠가 이런 생명들과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겠지요.  제 노력에 달린 일이겠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