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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의 재앙, 지구의 축소판 - SBS다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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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우리나라 1인당 GNP가 2천불 하던 시절, 남태평양 작은 섬나라 나우루는 1인당 GNP 3만불을 자랑하는 최고의 부국이었습니다. 여의도 면적의 약 2배. 현재 인구는 1만 3천명 정도입니다.

이 섬이 잘 살게 된 이유는 참으로 희귀했던 부존자원 때문이었습니다. 알바트로스라는 새들 무리가 싼 똥이 오랜 세월 산호 같은 해양화석 위에 쌓이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인광석, 말하자면 최고 품질의 거름이 이 섬을 덮고 있었던 것입니다. 비싼 비료가 넘쳐났고 팔면 큰 돈이 되었습니다. 온 나라가 돈잔치를 벌였습니다. 걸어 다녀도 충분한 이 섬나라에선 집집마다 차를 2대씩 몰고 다녔고 , 비행기만 9대, 주유소가 29곳이 있었답니다. 세금도 없었고 외국 유학경비 까지도 국가에서 지원해 주었지요. 천국이라고 불리울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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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집집마다 넘쳐나는 까닭에 일 할 필요도 없고, 농사를 지을 일도 없어졌고, 외국에서 가공식품을 들여다가 흥청망청 먹어댔며 즐겼습니다. 채굴에 방해만 되는 나무도 마구 베어버리자 섬은 황무지로 변해갔습니다. 풍요 속에 게으름과 방만, 탐욕과 미련함이 자라난 것이지요.

그러다 갑자기 비극이 시작되었습니다. 1995년 부터 생산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마침내 2003년, 인광석이 완전히 고갈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제 이 나라에서 돈을 벌어들일 방법은 사라진 것이지요. 절제를 모르던 나우루 사람들에게 남겨진 것은 정말 참혹했습니다. 어느새 성인 90%가 비만, 인구의 40%가 당뇨병 환자가 되어있었던 것이지요. 섬의 3분의 2는 황무지가 되어버렸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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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을 때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댓가 역시 혹독했습니다. 호주 정부로 부터 지원금을 받기 위해 아프간 난민 수용소를 운영했고, 러시아 마피아 돈세탁을 도와주는 은행을 운영하다가 국제사회로 부터 제재를 받고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국제 마약거래에 관여하기도 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은 떳떳하지 못한 일들로 이어지곤 했습니다.

나우루 재앙은 지구 차원의 재앙을 알리는 예고편

앞으로 나우루의 미래는 한층 더 암울합니다. 지구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면 가장 작은 섬나라 나우루도 물에 잠기게 된다고 하지요. 고작 20년 흥청망청 살기 위해 미래를 나락으로 던져버린 어리석은 사람들의 터전도 가까운 미래에는 바닷 속에 잠겨서 전설이 될 것입니다.  

무서운 것은 나우루의 인광석이 지구 인류에게는 석유에 해당한다는 것이지요. 20세기 이후 인류가 벌이고 있는 풍요의 퍼레이드가 결국 맞이할 파국이 어떠할지 나우루처럼 선명하게 각인시켜주는 예가 달리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더욱 두려운 것은 지금 이 순간에도 미래 우리 아이들과 그 후손들이 누려야 할 무엇인가를 우리 모두의 탐욕을 위해 끌어다가 쓰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구가 많이 아픈 것도 두렵고 슬픈 일이지요.  

 "우리가 자랄 때는 아무 것도 갖지 못하는 때가 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우리는 미래 세대가 쓸 몫을 다 써버린 것이다." - 나우루 주민 루비 토마

나우루 사람들을 바보라고 비웃을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우루 인들은 우리와 다르지 않습니다. 환경파괴 등 석유의존의 폐혜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금새 묻히고 마는 편리함과 풍요의 시대를 우린 아무 죄의식 없이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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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우루의 아이들(출처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