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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뉴스에 대해

이미 진중권과 심형래는 한 판 붙었다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27.
2006년 2월, KBS파워인터뷰... 이금희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가운데 진중권 교수와 심형래 감독이 세게 한판 붙었네요. 당시 완성되지 않았던 디워에 대해서 말입니다. 아래는 영상에 나오는 두사람의 대화를 기억나는 대로 적어본 것입니다. 진 교수, 작심한 듯 속을 긁는 수준의 도발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용가리 참패 이후 심 감독에게 강한 문제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데요. 그러나 예상치 못한 심 감독의 카운터 펀치에 할 말을 다 못하고 그만 물러납니다. 심 감독 중심의 인터뷰 였기 때문에 지형이 불리하기도 했지요. 지금의 사태와도 관련이 있을 것만 같은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파워인터뷰 바로가기)

[전략]
이안 : 네티즌들 사이에서 기대가 큰데... 얼마나 흥행이 될 것이며, 얼마나 많은 수익을 기대하고 계시는지.

심형래 : (수익에 대한 기대에 대해 부담을 피력하며) 쥬라기 공원, 해리포터와 포켓몽 등이 어마어마한 수익을 올렸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을 부러워만 하고. 우리 스스로 그런 것을 만들어보는 시도를 왜 안 하느냐 하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시도에 대해 공연히 의심만 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진중권 : 디워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이 되는데 아무래도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인것 같습니다. 이런 우려가 거의 국민적인 불안감의 수준인데요. 만약에 용가리의 재판이 된다면 국민들이 갖게될 허탈감은 어떻게 할 생각이신...

심형래 : 그런 생각만 해서는 한 발짝도 나갈 수 없지요. 걱정하고 우려만 하려면 집에 가만히 있는 것이 좋아요.

진중권 : DJ정부로 부터 최초로 신지식인 칭호를 얻게 되었는데... 영화가 개봉된 다음에는 이것 사기당한 것이 아니냐는...

심형래 : (말을 자르며) 용가리가 돈 떼먹은 적이 있느냐. 용가리가 깐느 영화제에 가서 오줌을 싸기를 했냐 이거죠. 사기냐 국제적인 망신이냐.. 하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이렇게 생각해 봅시다. 당시 용가리 한 편이 해외시장에 나갔는데 세계시장에 나간 것이 챙피한 것이냐. 세계시장에 못나간 것이 챙피한 것이냐...

진중권 : ...
[후략]

최근 토론에서 유명세를 치른 가수 이안도 나왔습니다만 이 때에는 별 활약이 없었군요. 이 인터뷰 이후 심형래 죽이기라며 방송국에 항의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합니다. 패널들이 다들 공격적으로 질문을 했던 때문입니다. 돌이켜 보면 이 때부터 이미 사태가 예견되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여간 디워... 이런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모두 보고 있지요. 하나의 신드롬입니다.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인터뷰 당시 심 감독이 어떤 점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는지 짐작이 되실 것입니다. 영구아트의 성장은 분명 있어 보입니다. 기대가 높아지는 그 만큼 부족한 면도 보입니다. 만들어가는 사람은 계속 만들 것이고 비판하는 사람은 계속 비판하겠지요. 진중권과 심형래... 앞으로도 그리 좋은 사이가 되기는 어려워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