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는 졸업하고 직장에 다니고 있고 한 친구는 이제 졸업반이다.
둘 다 나름의 고민이 있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는 작년에 이미 취업전쟁을 치뤄본 터라
뭔가를 보완해야 하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었다.
어학 실력을 확실히 장착하면 좀 더 좋은 직장에 확실히 입성할 수 있을것이고 이미 갖춘 영어에 더해서 중국어를 배우고 오고 싶다고 했다.
분명 득이 될 투자임에는 분명했다.
또한 그만큼의 시간과 비용이 나가야 한다.
한 가지 걱정되었던 것은 뚜렷한 목적의 부재였다.
목표기업이 존재하고 그 곳에서 요구하는 기준이 중국어라면
1년 정도 투자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성과도 잘 난다.
하지만 목표를 정하지 않고 일명 스펙을 높이는 차원의 투자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그 점이 걸렸다.
취업에 성공한 친구도 만만치 않은 고민이 있었다.
본인이 원하던 직장은 아니었지만 괜찮은 보직에 만족하며 잘 다녔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부서가 없어지면서 전격적으로
다른 부서로 발령을 받아 고생길에 접어든 것이다.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이다.
유관업종에서 이직을 하는데 필요한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이야기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데 왠지 분위기가 '아니었다'.
이야기를 서둘러 마치자 인내심을 갖고 경청하던 그 친구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직이 아니라 전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이런!
실제로 조언을 듣고 싶었던 것은 이직 노하우가 아니라
직종을 완전히 바꿔서 전직을 해도 좋을지 판단 기준이었던 것이다.
공포의 헛발질.
무수한 언어들이 공간을 헤맸지만 결국 앉을 곳을 찾지 못했다.
엉뚱한 이야기에 소진된 시간과 그 시간을 메워야 했을 제자들의 노력이
몇 곱절의 무게로 내리 누르는 모습이다.
간단한 해법이 있다. 누군가에게 조언을 해야 할 상황이라면...
이야기를 듣고 말을 하기 전에, 질문 한 가지를 추가하는 것이다.
"음... 그리고...?"
그러면 상대방은 이야기를 다 했는지 할 말이 남았는지 확인해 줄 것이다.
헛발질은 이처럼 아주 간단한 팁으로 피해갈 수 있다.
알면 뭐하나.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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