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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삶에의 단상

언행일치라는 말이 무서워지는 요즘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25.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는 사실 우리 주위에서 눈씻고 찾기 힘들다.

정치인들 중에서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가 있던가?
  - 상위 0.1% 정도... 그것도 제도권에서는 좀 소외된 정치인 중에서 유일하게 있을까 말까하다.

기업인들 중에서는 어떤가.
  - 이번엔 상위 1% 정도... 기업의 생리상 명줄과 관계가 되어 어쩔 수 없이 따르는 것이지 어디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가 있는가... 아주 드물다.

학자, 교수, 교사들 중에서는 어떤가.
  - 이번엔 상위 10% 정도... 그래도 열에 하나 정도는 기꺼이 따르고 싶은 분들이 아닐까.
왜 그렇게 어려울까...

기꺼이 따르고 싶은 리더를 규정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리더의 유형은 다양하며 또 뛰어난 리더들은 개성이 강한 사람들인 것이다.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우선 한 가지만 꼽아본다면 언행일치가 거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뢰할 만한 사람의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는 이런 표현들도 가능하다.

  - 말한 바를 실천하는 것
  - 내가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 말이 앞설 것이 아니라 행동이 우선할 것

리더는 약속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공직자는 더 말할 나위가 없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선거 때마다 남발되는 공약이 지켜지는 것을 거의 보지 못한다. 윗물이 맑지 않으니 일상 생활에서도 작은 이해관계로 계약이 파기되고 친구와 가족이 갈라선다. 소송공화국이라는 말이 바로 그 반증이다. 그러다 보니 약속이 지켜지면 감동하게 되고 기꺼이따르고 싶은 리더의 덕목 중 한 가지로 언행일치가 꼽히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처럼 언행일치라는 말이 무섭게 느껴지는 적이 있을까? 바로 우리나라 최고 권력자의 저돌성 때문이다. 지난 대선에서 공약으로 내걸린 것들은 하나같이 핵폭탄급 이슈 였음에도 아무런 논란없이 선거가 끝나버렸고 우리 모두는 이제 그 공약이 지켜질까 전전긍긍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어처구니 없지만 한시적으로 언행일치가 아닌 언행불일치를 고위공직자의 덕목으로 삼는 걸 긴급(!)제안하는 바이다.

  - 공약으로 말한 바를 실천하지 말 것
  - 오래 전 소신으로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말 것
  - 말이 앞서도 좋으니 행동을 하지말 것 (잠을 넘치도록 잘 것)

이로서 깨닫는 것이 있다. 언행일치 만으로는 리더의 조건으로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므로 나라를 이끌어갈 리더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고 조심스레 주장해 본다.

  -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 하며
  - 그 말은 진심을 담아야 하고
  - 그 진심은 기꺼이 따르고 싶은 인품에서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