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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책을 읽다가

코엘료가 생각하는 악마의 개념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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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evil cries on the angel...

우리는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질적 욕망이 지배하지요. 극소수의 사람들 만이 그 욕망의 노예가 되지 않고 지혜로움의 단계에 이를 수 있습니다. '노예가 되지 않는다'는 표현의 복합성을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혐오하거나 배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천사와 악마를 이분법적으로 생각하는 수준에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을 코엘료의 소설에서 만나보시지요.  

악마 역시 일종의 천사입니다. 하지만 그는 자유롭고 반역적인 힘이죠. 난 그를 사자(使者)라고 부르고 싶군요. 우리와 세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이기 때문이죠. [중략] 사자는 오직 물질적인 차원에서만 개입합니다. 그는 교회의 황금 안에도 깃들어 있습니다. 황금은 땅에서 온 것이며, 땅은 사자의 영역입니다. 그는 우리가 하는 일과, 우리와 돈의 관계 속에 존재합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내버려두면 그는 자기 마음대로 흩어져버리고 맙니다. 또한 쫓아내버리면, 우리는 그가 가르쳐줄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잃고 맙니다. 그는 세상과 인간에 대해 두루 알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그의 권능에 현혹당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에게 소유됨과 동시에 선한 싸움에서 멀어지고 만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자신의 사자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그의 충고를 듣고, 필요할 때는 그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죠. 그러나 결코 그가 자신의 규칙을 지시하도록 놔두어서는 안됩니다. [중략]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당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순례자 중에서)

코엘료의 글은 감탄을 연발하게 하다가 그 후에는 긴 여운을 남깁니다. 왠지 모를 마력이 있지요. 그것은 인간과 삶에 대한 깨달음의 깊이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악마가 메신저이며 그가 우리와 세상을 이어주는 중요한 통로라는 그의 명제... 한결 여유로운 지혜의 끝자락을 잡은 듯한 느낌이 들지 않으신지요?

우리 모두의 내면엔 에고의 장벽에 갖혀 유폐된 또 하나의 마음이 있지요. 진심 혹은 양심이라고 하는... 그 진심이 진심으로 원하는 꿈, 그것이 '무한갈증의 탐욕'으로 부터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될지요. 코엘료에 대한 신뢰를 담보로 잡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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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를 빌려 비유하자면, 천사는 당신의 갑옷이고 사자는 당신의 검이라고 할 수 있겠죠. 갑옷은 어떤 상황에서든 주인을 보호하지만, 검은 전투중에 땅에 떨어뜨릴 수도 있고, 친구를 죽일 수도 있고 그 칼끝이 주인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