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후 상환 학자금 대출이라...
어학연수 비용 등을 포함할 때, 졸업 때까지 평균 5천만원에서 6천만원 정도의 돈을 쓰게 되는데 이런 돈을 부모에게 의존한 채, 대학을 다니는 것도 괴로운 일이고, 스스로 벌자니 아르바이트 정도로는 일부분만 커버할 수 있을 뿐이다. 학생 신분이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아르바이트 걱정없이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부모님 돈으로 대학을 다니면서 전략적으로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에 비해 아르바이트를 해야 겨우 학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학생들이 불리한 것은 사실이다. 학점 확보부터 토익 준비나 자격증 도전 등 많은 부분에서 결국은 시간싸움인 것이다. 여유있는 부모라면 아르바이트 할 시간에 공부를 더 하라고 권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학자금 대출제도가 개선된 것은 총론에서 보면 환영할 일이다.
상당수 학생들이 이 대출제도의 혜택으로 터닝포인트를 갖게 될 것이다.
자신의 핸디캡에 대한 핑계가 사라진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자신의 능력만으로 성공하겠다는 결심이 이어지고 이를 통해 흐뭇한 성공사례들이 나오길 바란다.
반면 마음 한켠은 답답하다.
취업난은 점점 심화될 것이다. 그 그늘에서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있다.
학자금 대출이 개선된 것은 분명 바람직하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대학생들에게 출구도 열어줘야 할 것이다. 출구란 신입사원 채용의 문이다.
신입사원도 비정규직면 안되고 상환능력을 가질 정도의 정규직이어야 한다.
주위를 둘러보면 상황은 그리 낙관적이지 못하다.
비정규직은 당분간 줄어들 것 같지가 않다. 오히려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을 막론하고 신입사원 공채는 해마다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출만 늘려서 어떻게 할 것인가.
쉽게 빌린 돈은 꼭 탈이 나게 되어있다.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수천만원의 돈은 봉급생활자에게 그리 만만한 돈이 아니다.
학자금 대출 받은 대학생의 평균 이하는 그 빚의 부담으로 미래설계에서 족쇄가 잡힐 수도 있다.
비정규직을 방임하면 점차 비정규직의 나라가 된다. 가난한 나라로 되돌아가는 꼴이다.
이 문제에 대한 개선이 없는 한 이번 제도 개선은 전형적인 전시행정으로 변할 수 있다.
개선된 제도의 수혜자로서 멋지게 취업한 소수의 성공사례를 부풀려 홍보하겠지만
대부분은 갚을 능력도 없는 빚장이 신세로 사회에 내몰리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돈 많은 사람, 뛰어난 사람, 선택받은 사람들의 세상으로 변해가는 중이다. 양극화가 진군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등록금 후불제...
라고도 불리는 이 제도가 시민단체와 뜻있는 교수님들의 노력으로 가능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드물다. 드디어 우리나라에도 선보이는 셈인데, 많이 묵혀진 가운데 다소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이 제도의 취지가 살아나려면 세상이 같이 좋아져야 할 듯 싶다. 욕심이 나눔으로 승화되는 가운데 일부 소유가 공유로 더욱 커진다면... 좋겠다.
PS>
그나저나 반값 등록금은 어찌 되는 것인가, 이걸로 그만 잊혀지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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