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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책을 읽다가

난 경이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풀었다, 메롱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0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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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이 3 이상의 정수일 때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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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유명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이다.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통해 우리는 직각삼각형에서 두변 제곱의 합은 빗변 제곱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즉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것으로 (3*3) + (4*4) = (5*5) 인 것이다. 직각삼각형의 모양이 천차만별인 것과 같이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족하는 정수해는 무수히 많다.

그런데 n=2 즉 제곱이 아니라 3제곱, 4제곱, 5제곱... 등 n이 3이상의 정수라 할 때에도 이 방정식을 만족하는 정수해가 무수히 많을까? 이것에 대해 한마디로 'NO!'라고, 그것도 정수해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정을 내려버린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프랑스의 아마추어 수학자 페르마였다.

아마추어라고는 하나 당시 최고의 수학자였던 그는 아무리 어려운 수학문제도 혼자만 풀고는 다른 수학자들에게 편지를 보내 풀어보라고 권하고 그들이 쩔쩔 매는 걸 즐긴 괴짜였다. 그러고도 답은 잘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당대 수학자들이 그를 좋아하기는 어려웠다.

그가 풀이과정을 공개하지 않고 자신은 풀었노라고 남긴 많은 수학문제가 있었는데 대부분은 그가 죽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해결되었다. 마지막까지 남은 미결 문제가 바로 위에서 살펴본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인데 무수히 많은 수학자들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이 정리는 증명되지 못한 채 350년이나 미결상태로 있었다. 페르마가 이 정리에 대해 남긴 말이 압권이다.

나는 경이적인 방법으로 이 정리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 책의 여백이 너무 좁아 여기 옮기지는 않겠다.
이 말이 얼마나 도발적인지는 수학자가 아닌 일반인에게도 실감나게 느껴질 것이다. 문제는 너무나 평이했다. 하지만 그 증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이 문제의 아래에 적힌 페르마의 이러한 도발은 결국 무수한 수학자의 인생을 허비하게 만들도 결국은 좌절시켰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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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10살 때 처음 이 페르마의 정리를 읽고 한 평생을 걸고 도전하기로 마음 먹는다. 그로 부터 30여년, 마침내 그 소년은 중년의 나이가 되어 고향인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페르마의 정리를 증명하기에 이른다. 그의 이름은 앤드류 와일즈. 그는 수천년간 이어진 선배 수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집대성하고 거기에 스스로 새로운 정리를 무수히 만들어내면서 결국 100페이지 분량의 방대한 증명을 혼자 힘으로 해낸 것이다.

발표 후 작은 모순이 발견되어 다시 1년 여 혹독한 수정과정을 거쳤지만 결국 그는 해냈다. 이는 작게 생각하면 페르마가 350년 전에 낸 수수께끼를 푼 것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수학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페르마의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그가 새로 개척한 길은 현대의 수학을 미래의 수학으로 연결시키는 통로라는 것이다. 결국 와일즈는 현존 최고의 수학자라는 명예와 함께 70여년 전에 걸린 현상금도 얻는 기쁨을 맛보았다.

저자 사이먼 싱은 이처럼 놀랍고도 재미로 가득찬 방대한 분량의 이야기를 맛갈스럽게 전개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마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흥겹게 읽을 수 있다. 수학에 대한 교양이 쌓이는 즐거운 수학여행이었다.

ps. 페르마는 과연... 증명에만 100페이지가 소요된 문제를 몇 번의 끄적임 만으로 오류없이 풀었단 말인가? 과연 그 경이적인 방법이란 도대체 뭘까... 와일즈에 의해 증명은 되었지만 여전히 '페르마의 메롱(!)'은 아직도 유효하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이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갈릴레오총서 3)(개정판) 상세보기
사이먼 싱 지음 | 영림카디널 펴냄
17세기 수학자가 남긴 페르마의 정리. 지난 350여년 동안 해결할 수 없었던 이 정리를 영국의 수학자 와일즈가 해결했다. 피타고라스의 정리, 수학사의 주된 흐름, 18-20세기 수학자들이 굴복한 페르마의 정리, 수 학적 업적 등을 다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