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아이가 산수문제를 풀어왔습니다. 물론 몇개 틀렸고 학교에서는 엄마 아빠가 틀린 문제 정답도 알려주고 왜 틀렸는지 알 수 있도록 하라는 숙제를 냈나봅니다. 집에 들어가니 아내가 심각한 얼굴로 문제지를 들이 밀었습니다. 딸이 틀린 문제를 저보고 풀어보라는 것이지요.
문제1.
그림을 보니 자동차가 5개 있고 문제는 '다음 자동차를 2로 묶으시오'였습니다. 딸은 하나를 남겨두고 자동차를 2개씩 묶었습니다. 문제엔 틀렸다는 표시로 사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문제를 보는 순간에는 이 문제가 왜 틀렸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2.
그림에 10명의 어린이가 있고 각자 이름이 아래 써 있었습니다. 문제는 '영희는 왼쪽에서 부터 어디에 있을까요' ( )째
영희가 7번째 자리에 서 있었고 딸이 쓴 답은 7이었는데 역시 사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일견 이 문제가 왜 틀렸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문제3.
이번엔 공이 5개 그려져 있고 '다음 공을 아래 숫자만큼 묶고 나머지를 쓰시오'였습니다. 주어진 숫자는 2. 딸아이는 역시 공을 2개씩 묶고 나머지는 1이라고 썼습니다. 이 문제도 틀렸다고 되어 있는데 역시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1번과 3번은 딸아이가 지나치게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2로 묶으라면 그냥 2개만 묶고 3개는 남겨두어야 했고 3번 역시 2만 묶고 3이라고 했어야 했던 것 같았습니다.
문제 2번의 경우도 생각해 보니 7째이라고 쓰면 안되고 일곱번째라고 써야 맞는 것 같았습니다.
문제가 나왔다는 것은 학교에서 정성스럽게 가르쳤다는 것을 말하겠지요. 그리고 딸아이가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당황스럽더군요. 엄마 아빠도 풀기 어려운 문제... 왜 틀렸는지 한참만에야 알게된 문제...라니!
이 장면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산수 공부는 국어문장과 씨름하는 시간이 아니라 수의 세계에서 수와 함께 뒹구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문제들을 보면 문제가 틀리는 부분이 우리말을 혼동해서이거나 문법에 맞지 않아서 입니다. 저는 국어 속에 숨어들어간 산수가 아니라 놀이와 체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수를 배우고 그대로 익혀버리는 산수를 기대합니다. 공교육 전반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이해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정문제'나 '문제를 위한 문제', '수십 년간 타성에 젖은 게으른 문제'나 '종이 위에만 존재하는 2차원적인 문제' 는 사양합니다.
공교육의 위기를 말합니다. 공교육은 영어로 활로를 개척할 수는 없습니다. 재미있고 보다 피부로 와닫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솟아 나올 때 개선이 이뤄질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으면 합니다.
문제1.
그림을 보니 자동차가 5개 있고 문제는 '다음 자동차를 2로 묶으시오'였습니다. 딸은 하나를 남겨두고 자동차를 2개씩 묶었습니다. 문제엔 틀렸다는 표시로 사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문제를 보는 순간에는 이 문제가 왜 틀렸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문제2.
그림에 10명의 어린이가 있고 각자 이름이 아래 써 있었습니다. 문제는 '영희는 왼쪽에서 부터 어디에 있을까요' ( )째
영희가 7번째 자리에 서 있었고 딸이 쓴 답은 7이었는데 역시 사선이 그어져 있었습니다. 일견 이 문제가 왜 틀렸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문제3.
이번엔 공이 5개 그려져 있고 '다음 공을 아래 숫자만큼 묶고 나머지를 쓰시오'였습니다. 주어진 숫자는 2. 딸아이는 역시 공을 2개씩 묶고 나머지는 1이라고 썼습니다. 이 문제도 틀렸다고 되어 있는데 역시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습니다.
곰곰히 생각해 보니
1번과 3번은 딸아이가 지나치게 생각한 것 같았습니다. 2로 묶으라면 그냥 2개만 묶고 3개는 남겨두어야 했고 3번 역시 2만 묶고 3이라고 했어야 했던 것 같았습니다.
문제 2번의 경우도 생각해 보니 7째이라고 쓰면 안되고 일곱번째라고 써야 맞는 것 같았습니다.
문제가 나왔다는 것은 학교에서 정성스럽게 가르쳤다는 것을 말하겠지요. 그리고 딸아이가 그것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하지만 당황스럽더군요. 엄마 아빠도 풀기 어려운 문제... 왜 틀렸는지 한참만에야 알게된 문제...라니!
이 장면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산수 공부는 국어문장과 씨름하는 시간이 아니라 수의 세계에서 수와 함께 뒹구는 시간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의 문제들을 보면 문제가 틀리는 부분이 우리말을 혼동해서이거나 문법에 맞지 않아서 입니다. 저는 국어 속에 숨어들어간 산수가 아니라 놀이와 체험을 통해 직관적으로 수를 배우고 그대로 익혀버리는 산수를 기대합니다. 공교육 전반이 그렇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제를 이해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것,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함정문제'나 '문제를 위한 문제', '수십 년간 타성에 젖은 게으른 문제'나 '종이 위에만 존재하는 2차원적인 문제' 는 사양합니다.
공교육의 위기를 말합니다. 공교육은 영어로 활로를 개척할 수는 없습니다. 재미있고 보다 피부로 와닫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교육현장에서 아이디어가 봇물처럼 솟아 나올 때 개선이 이뤄질 것입니다. 선생님들의 많은 노력이 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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