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삶에의 단상

오래 산다는 것에 대해

기업인재연구소 2010. 6. 15. 19:36
오래 사는 것은 축하받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왠지 조금 아쉽다. 하임 기너트의 [부모와 아이사이] 서문에 있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50세에 생을 마감한 한 유대교 율법 학자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런 아쉬움에 대해 생각을 풀어나갈 단초가 아닐까 한다.
 
가족이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 때, 장남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버지는 긴 삶을 사신거야."
가족들은 모두 화를 냈다. 그렇게 일찍 돌아가신 분에게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장남의 답은 이랬다.
"아버지께서 충만한 삶을 사셨기 때문이야. 값진 저서를 여러 권 남기셨고, 수 많은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미친 분이셨어."

단명한 사람에 대해 주위 사람들의 슬퍼하고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 역시 동전의 이면과 같다. 활짝 피어보지도 못하고 삶을 마감했다는 한결같은 이야기들은 무엇인가. 그것은 그 사람의 가능성과 잠재력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오래 사는 것이 그 자체만으로는 절대적인 가치가 될 수 없는 만큼, 요절하거나 단명했다고 해서 그것 자체만으로 비극이고 재앙은 아니다. 요는 충만한 삶을 살았느냐 하는 것이다. 삶의 무게를 달아볼 수 있다면 무거워야 한다는 말이 되겠다.

모두들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고 조금이라도 젊게 오래 오래 살기위해 노력한다. 무엇을 위함일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