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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락과 망상, 이창하와 신정아

알 수 없는 사용자 2007. 8. 7. 08:55
그것이 알고싶다 에서 학력위조로 의심 받는 이창하 씨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홍대-서울대 중퇴-미국 유학으로 포장된 그의 학력은 알고 보니 다 거짓말이었고 미국 유학도 실은 어학연수였다고 하는군요. 수원대 경영대를 나왔다고 둘러댔지만 실은 최고경영자과정이라고 하니... 결국 고졸이라는 것입니다.

이창하 씨가 한 시간 만에 나락으로 떨어지더군요. 추궁과 변명으로 점철된 전화통화 장면을 그리도 집요하게 이어서 보여주면서 한 인간의 파멸을 생중계 해준 SBS의 노고에 치하를 보냅니다. 마음이 편치 않지요. 전화 통화하는 내내 이창하 씨의 마음 속에서 자라고 흘러갔을 두려움과 고통의 시간들이 그림자를 드리웁니다. 지금이나마 진실을 밝힌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후회와 자책의 시간이 지나면 마음의 평안을 얻게될 것입니다. 참 잘한 결정입니다. 억울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일단 잘못된 점을 인정하고 그 다음 하나하나 밝혀가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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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위조를 소재로 한 방송이다보니 신정아 씨(이제는 교수가 아닙니다)도 피해갈 수 없었지요. 마을 사람들도 한마디씩 하고, 초등학교 친구들도, 모교 선생님도, 유학시절 친구들도 모두 전파를 탔습니다. 다들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입니다. 신정아 씨 본인은 언제쯤 모든 걸 내려놓고 마음의 평안을 얻게 될까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지난 글에서 삼풍백화점 사고가 신정아 씨 마음에 불러일으킨 변화에 주목해 보았습니다만, 방송을 보고 난 지금, 그 생각을 접습니다. 방송을 전적으로 믿어서가 아닙니다. 유학시절의 한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 때문입니다.

결국 왜곡된 과도한 자부심으로 인한 망상이었더군요. 거짓말을 밥먹듯이 해야하는 그런 정신질환이었습니다. 어릴 적, 온 마을에 소문날 정도로 영특한 어린이, 특히 미술 재능은 특별했던 어린이가 열성인 어머니의 후원 속에 미국 유학길에 오릅니다. 고급 스포츠카를 몰고 다니며 돈을 펑펑 쓰는 여대생. 하지만 친구가 없었습니다. 당연히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재벌의 딸이라고 해보지만 효과가 없었습니다. 신뢰는 바닥났고 어떤 이야기도 통하지 않았습니다. 왕따생활을 하면서 공부도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악순환의 고리에 빠진 것이지요.

삼풍사고도 그녀의 망상 속에서 부풀려져 보다 생생한 스토리로 살아났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 잠시나마 귀를 기울여주는 친구들을 보며 어린 신정아는 오랫만에 으쓱하고 흐뭇했을 것 같습니다. 어떠신가요? 불쌍한 영혼이 아닐까요? 지금도 망상 속에서 세상을 원망하면서 또 뭔가를 준비하고 있겠지요. 그 어깨 짊어진 그리도 무거운 짐을 이제는 내려주고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