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뉴스에 대해
장자연 리스트에 대한 한 PD의 시각을 보고
알 수 없는 사용자
2009. 3. 18. 08:52
한 동안 모르고 있다가 최근에야 고 장자연 님의 자살의 내막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알려지고 있는 사실은 연예계 바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리 새로울 것이 없었지만 고인이 그 동안 고통을 안겨준 사람들의 실명을 거론한 리스트를 남겼다는 것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모양이다. 인터넷으로 실명이 퍼지는 가운데 관련된 사람들의 불안감은 증폭될 법하다. 언제나처럼 나쁜 짓을 한 관련자 모두가 처벌되지는 않을 것이다. 희생양을 만들고 대부분은 빠져나갈 것이다. 돈을 주고 성관계를 한 사회 지도층 인사 중에 희생양이 되는 사람은 정도가 심한 경우일 것인데 공식적으로 거론되는 것만으로도 치명상을 입을 것이다. 연예인 로비의 직접적인 대상이자 식사나 술접대에 노출된 PD들도 자주 불려다니면서 고초를 겪을 수 있다. 이미 변명은 시작되었다. 언론에 보도된 한 대목을 보자.
한 방송사의 드라마 CP A씨는 "이제 매니저가 밥 먹자고 하면 무서워서 나가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친한 매니저들이 저녁에 밥 먹자고 나갔는데 신인을 데리고 나와 소개 시키면 그게 다 술 접대가 되게 생겼다"며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가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일은 빈번한데 이번 사건으로 검은 거래인양 둔갑했다"며 혀를 찼다. - 연합뉴스
이 문장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변명이라고 하는 말들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번 고 장자연 님의 자살과 같은 불행한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수 밖에 없겠다는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된다. 문제시 하는 대목은 이렇다.
1. 예전보다 힘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PD는 아직도 권력이다. 방송캐스팅 권한을 갖고 있는 그는 군소 연예기획사에게는 신이다. 이처럼 권력이 있는 곳에는 은밀한 유혹이 있게 마련이다. 친한 매니저들이 저녁에 밥을 먹자고 해서 나갔다... 이것을 너그럽게 봐준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본래 바람직하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지인과 저녁을 먹고 술을 먹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가. PD가 내는 법은 없다. 이미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다. 접대 받을 것도 아닌데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만나지 말아야 한다. 밥 사먹을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2. 게다가 그 자리에 신인을 데려와 소개를 시킨다면 상황은 차원이 달라진다. 상대방은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고 유혹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신인을 데리고 나왔을 경우 자리를 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은밀한 곳에서 캐스팅을 하는 것이 당당한가? 권력형 비리는 제안자가 있고 권력자가 있다. 제안자는 원하는 것과 대가제공을 동시에 제안하고 권력자는 그것에 응한다. 그 자리를 지키고 술을 마시는 순간 이미 자신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된다.
3.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가 회식을 하고 술을 먹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들은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술자리에서 새롭게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문제는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신인 배우와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PD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깨우쳐야 한다. 검은 거래인양 둔갑했다고 하는데 술자리에서 만나 캐스팅을 했다면 검은 거래가 맞다. 최소한 술값에 해당하는 향응을 받은 셈이고 깜짝 캐스팅의 경우는 대개 그 이상이 오갔으리라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의혹의 시선을 피하는 길은 공개 캐스팅 밖에는 없다.
PD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일들이 비리와 범죄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기존의 관행이라는 말을 들으며 일반 대중은 분노한다. 권력자의 길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님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달았으면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한 방송사의 드라마 CP A씨는 "이제 매니저가 밥 먹자고 하면 무서워서 나가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친한 매니저들이 저녁에 밥 먹자고 나갔는데 신인을 데리고 나와 소개 시키면 그게 다 술 접대가 되게 생겼다"며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가 식사자리나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일은 빈번한데 이번 사건으로 검은 거래인양 둔갑했다"며 혀를 찼다. - 연합뉴스
이 문장을 접하고 깜짝 놀랐다. 변명이라고 하는 말들이 기가 막히기 때문이다. 이번 고 장자연 님의 자살과 같은 불행한 일들이 앞으로도 계속 벌어질 수 밖에 없겠다는 답답한 마음을 갖게 된다. 문제시 하는 대목은 이렇다.
1. 예전보다 힘이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PD는 아직도 권력이다. 방송캐스팅 권한을 갖고 있는 그는 군소 연예기획사에게는 신이다. 이처럼 권력이 있는 곳에는 은밀한 유혹이 있게 마련이다. 친한 매니저들이 저녁에 밥을 먹자고 해서 나갔다... 이것을 너그럽게 봐준다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겠지만 본래 바람직하지 않은 일임에 틀림없다. 지인과 저녁을 먹고 술을 먹을 수 있다.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그 비용은 누가 지불하는가. PD가 내는 법은 없다. 이미 정상적인 관계가 아니다. 접대 받을 것도 아닌데 만나야 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만나지 말아야 한다. 밥 사먹을 돈이 없는 것이 아니라면.
2. 게다가 그 자리에 신인을 데려와 소개를 시킨다면 상황은 차원이 달라진다. 상대방은 의도를 가지고 접근한 것이고 유혹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신인을 데리고 나왔을 경우 자리를 피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은밀한 곳에서 캐스팅을 하는 것이 당당한가? 권력형 비리는 제안자가 있고 권력자가 있다. 제안자는 원하는 것과 대가제공을 동시에 제안하고 권력자는 그것에 응한다. 그 자리를 지키고 술을 마시는 순간 이미 자신을 지키지 못한 것이 된다.
3. 드라마 제작진과 배우가 회식을 하고 술을 먹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 이들은 같이 일을 하기 때문에 술자리에서 새롭게 인사를 나누지 않는다. 문제는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지 않은 신인 배우와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이다. 술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PD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깨우쳐야 한다. 검은 거래인양 둔갑했다고 하는데 술자리에서 만나 캐스팅을 했다면 검은 거래가 맞다. 최소한 술값에 해당하는 향응을 받은 셈이고 깜짝 캐스팅의 경우는 대개 그 이상이 오갔으리라 추측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의혹의 시선을 피하는 길은 공개 캐스팅 밖에는 없다.
PD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는 일들이 비리와 범죄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다. 기존의 관행이라는 말을 들으며 일반 대중은 분노한다. 권력자의 길은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님을 이번 사건을 계기로 깨달았으면 한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